몇 번 밝힌 적이 있지만 저는 댄스 스포츠 동호회 활동과 보컬 학원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받고 있으면서 느껴지는 점입니다만 어떤 스킬을 배운다는 것은 유사한 점이 있는가보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 첫 시작에는 가이드가 필요합니다.
자신이 어느 방향으로 나가야하는지, 하고 있는 방향 설정이 제대로 되었는지를 짚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댄스 스포츠에서는 선생님들, 그리고 많은 선배 분들의 몸 움직임을 눈에 담을 수 있었던 점이 정말 좋았고, 보컬 학원에서는 제 스스로 저지르고 있는 실수를 실시간으로 수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독학이라는 선택지는 분명히 존재합니다만 당연히 발생하게 되는 자기 관리의 어려움, 제대로 하고 있는가? 에 대한 불안함, 배우는 도중 생겨날 수 밖에 없는 의문의 적극적인 해소의 필요성을 생각해볼 때 누군가에게 배운다는 방법이 훨씬 유용하고 유리하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 1년은 필요합니다.
기간의 문제라기 보다는 꾸준함, 혹은 끈기의 문제인데요, 아마 다들 그런 경험있지 않으십니까? 수학 정석은 로그, 행렬 정도까지만 책이 까맣고 그 이후엔 책이 많이 깨끗하다거나, 성문 영문법은 품사와 5형식 부분만 ...이후 생략.

사실 어떤 것이든 배움이라는 것은 순차적인 것 보다는 처음과 끝이 상호 보완적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지요. 그래서 앞 쪽만 죽어라고 공부한다고 해서 전체적인 실력이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지요. 배우고 있는 것을 전체적인 눈으로 조망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어려움이 있는 사항이지요. '그나마' 전체적으로 볼 수 있을까 말까하고 자신에게 의문점을 가질 수 있는 시간적 경계점이 저는 1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 안에서 꾸준히, 열심히 해야한다는 것은 기본 전제이겠구요.
......라고 잘난 듯이 썼습니다만 아직 댄스스포츠 잘 모르겠습니다. 에휴... 기간이 더 짧은 보컬은 말할 것도 없지요.

○ 자신의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결국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부분입니다. 위 두가지 사항은 사실 다들 잘 알고 있는 사항인걸요.

참, 자신의 분수도 모르고 잘난척하는 것만큼 꼴불견이 없겠지요. 주변에 눈에 담아둘 선배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장점입니다만, 정말 경계해야할 점은 자신의 눈 높이가 자신의 실력이 절대 아니라는 점입니다. 선배들이야 잘하죠! 그간 해온게 있는걸요.

그나마 그림은 그런 면에서 참 유리합니다. 자신의 그림을 그리는 도중엔 잘 안보이지만 하루만 지나고 머리를 식힌 다음에 딱 보면 잘못된 점이 눈에 다 들어와버리는걸요. 눈높이에 자신의 그림 실력이 받쳐주지 못해서 절망하는 스토리는 그림쟁이라면 아주 공감이 갈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결국 자신의 위치를 알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지요.

그런데 댄스스포츠나 보컬 같은 경우에는 자신의 동작을 자신이 보기 힘들고, 자신의 목소리를 남이 듣는듯이 들을 수 없다는 점에 있어서 불리합니다.

그래서 여기서 필요한게 문명의 이기 아니겠습니까? ^^
자신의 동작을 보기 힘들다면 동영상을 찍으면 될 일이고,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기 힘들다면 녹음을 하면 될 일입니다. 요컨데, 자신을 객관화시켜서 평가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댄스스포츠 동호회에서 발표를 두번 했습니다. 하면 당연히 동영상이 남지요. 보는데... 막 손발이 오글오글해 집니다. 막연하게 추상적으로 느껴왔던 자신의 움직임을 객관적으로 보게 된 것이지요. 이건 뭐 거의 폭력 수준입니다. 수치 플레이입니다. 봐준 사람들한테 미안해지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확실히 수치 플레이를 한번 해 주고 나니까 제 스스로 '어디가 잘못되었는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잘못된 점을 알고 나니까 그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쓸 수 있더군요.

마찬가지로 보컬도 선생님의 추천을 받아 보이스 레코더로 녹음을 해 봤습니다. 상상 이상입니다. 와우와 올레는 반대 표현 뭐 없습니까? 막 벽에 머리를 찍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녹음도 역시 도움이 되었습니다. 머리 속으로 '이렇게 불러야지' 라고 생각하고 불렀던 부분이 실제로는 어떻게 들리는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뭐 여러가지 길게 얘기했습니다만 결국 이야기는 이것이겠네요.
수치 플레이를 즐기자.
......뭔가 좀 다르다는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별로 그렇지는 않습니다. -_-

하여간 이런 것을 느꼈으니 다른 것을 배울 일이 생겨도 두려워하지 않고 달려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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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좋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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