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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산타는 단 한명이 온 세계 착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줄 수 있는걸까?
굴뚝이 없는 우리집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안으로 들어와서 선물을 두고 가는걸까?
난 이것들이 기적만 같았었다.
언제 이런 궁금증이 없어지게 된거지?
이때까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던 주제이지만, 지금 한번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게 아마도 유치원에 다닐 때 였던 것 같다.
어느 해였던가 이제는 기억도 안나지만 크리스마스 이브 2일 전이었을거다.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그 떄만해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착한 어린이였다.) 아버지가 들어오시는 소리가 났고 그냥 꿈으로 빨려들어가면서 들었던 것인지라 그대로 잠에 빠졌다.
그날 새벽... 갑자기 쉬 마려워서 깼는데 화장실에 다녀와서 다시 방에 들어가려하는데 의자 위에 (아니... 그냥 거실에 놓여져있었던가?) 무슨 박스가 놓여져있는 것을 보았다. 이게 뭘까, 하고 갑자기 무엇인지 궁금해져서 가까이가서 보았는데 한달 전부터 노래를 불러왔던 장난감이 놓여져있는 것이 아닌가.
아마도 나는 꽤 그때도 성숙했었나보다. 부모님이 나 놀라라고 준비한 선물을 주기도 전에 내가 알아채면 부모님이 얼마나 실망하실까 싶어서 그냥 가슴에 묻어두고 방에 들어와 잤거든. (물론 그 후 잠을 잘 수 있었느냐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다음날이 되어서 어땠는지는 잘 생각이 안난다. 그냥 희미하게 '왜 안주실까?'라는 의문을 품었다는 것만 기억날 뿐...
그리고 이브날... 유치원에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하나씩 선물을 나누어주었다. 나도 하나 받았지. 큼직~한 왠지 익숙한 크기의 상자를. 아마 그 때였던것 같다. 순록이 날아다니지도 않으며, 산타클로스는 그리 빠르지도 않고, 굴뚝이 없는 집에는 어떻게 배달하는지를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가...
그 이후로는 다 알면서 짜고치는 식으로 그냥 나이가 어리니까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날이라는 인식밖에 없었던 것 같다.
좀 날짜를 많이 뛰어넘어서 고등학교 때에는 어차피 안받았고 그냥 쉬는 날이고 TV에서 하는 영화 좀 보는 정도 날이었다.
대학 때는... 왠지 추억이 별로 없군. 군대에서는 눈치우느라 바빴고...
졸업하고 나서는 커플들이 그냥 쬐끔 부러웠다가 말았던 기억도 있고...
점점 더 확실해져갔다. 크리스마스에 기적 따윈 없다고...
그렇게 몇 년이 지나갔다.
...
많은 것을 중략...
...
...
하지만 2008년 12월 25일. 난 이제 크리스마스에 기적이 있을 수 있다고 믿을 수 있게 되었다.
정말이지 있을 수 있는건가? 다음날 일어나서 이게 혹시 꿈이었던 것은 아닐까? 싶은 그런 행운이 내 손 안에 쥐어져 있는 것을 난 그날 알 수 있었다. 있을 수 있는건가? 라고 의심이 들었기에 나는 이것을 기적이라고 부른다.
고마워요, 여친님.
열심히 할게요. ^____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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